[국민일보09.10.16기사] 종이접기 강사 배혜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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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쓴이: 최고관리자
작성일: 2009-10-2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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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명함이 생겼어요] 종이접기 강사 배혜진씨
![]() 경기도 일산의 한 아파트 상가에 들어서니 키가 훤칠한 미인이 웃으며 반긴다. 이달 중 개인 교습소를 열 준비로 한창 바쁜 종이접기 강사 배혜진(39·일산 백석동·사진)씨다. 아직 정리가 덜 된 내부에는 아기자기한 장식품부터 액자에 담긴 정교한 작품들까지 종이로 만든 것들이 가득했다. "어려서부터 어머니께 '키 큰 애가 답답하게 앉아있지 말고 밖에 나가 활동하는 일을 하라'는 말을 듣고 자라서 제가 종이접기를 직업으로 삼게 될 줄은 몰랐어요." 단아한 인상이 언뜻 배우 이영애를 닮은 배씨는 결혼 전 요즘으로 치면 '내레이터 모델'에 해당하는, 컨벤션이나 이벤트 현장에서 전시물 등을 관람객에게 설명하는 일을 했다고. 결혼 후에도 학원 수학 강사 등으로 꾸준히 일했으나 지금 초등 6학년, 2학년인 두 딸을 낳고 키우느라 전업주부가 됐다. 천성이 밖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배씨는 한때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다. "정규직으로 일할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는데 두 딸의 양육 때문에 매번 포기해야 했어요. 그러다 보니 컴퓨터 자판도 제대로 칠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심각해졌죠." 그때 큰 딸을 임신하고 문화센터를 다니며 따두었던 종이접기 강사 자격을 활용해 몇 명을 모아 집에서 종이접기를 가르치기 시작했다. 그 과정에서 손끝 감각과 더불어 기억력이 살아나고 다시 건강해졌다는 설명이다. 최근 종이문화재단에서 '종이접기 영재지도사' 자격을 새로 취득한 그는 "종이접기를 통해 언어 수학 과학 등 다양한 재능을 일깨우고 발전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"는 포부를 밝혔다. 종이접기는 국가 자격은 없고 종이문화재단(www.paperculture.or.kr), 한국종이접기협회(www.jongiejupgi.or.kr), 풀잎문화연합회(www.pulib.com) 등에서 민간 자격증을 발급한다. 대부분 2급, 1급, 사범 등으로 나뉘어 있고, 취득 과정이 각 4개월씩으로 총 1년 교육에 70만∼80만원이 든다. 지역 복지 센터나 평생교육원, 여성부의 경력단절여성 지원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면 무료 수강도 가능하다. 업계에 따르면 종이접기 자격을 취득하면 문화센터, 방과후 교실, 교원 연수, 개인 교습 등으로 일할 수 있다. 초보 강사는 월 80만∼100만원 소득이 일반적이지만 활동 영역을 적극적으로 넓히면 월 3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. 글·사진=황세원 기자 hwsw@kmib.co.kr |